퇴적적 도시주의
홍대 리.크리에이션 존
2019
서울, 당인리동
미실현 제안, 마스터플랜

홍대 리.크리에이션 존은 고밀도 도시 주거지가 성장하는 방식을 재구상한다. 한국의 전형적인 전면 철거식 재개발 대신, 이 제안은 점진적 고밀화를 위한 프레임워크를 도입한다. 도시의 복잡성을 해결해야 할 문제로 보지 않고 자산으로 다룸으로써, 이 프로젝트는 지역의 공간적·사회적 결을 보존하면서 성장할 수 있는 모델을 제시한다.

홍대의 물리적 환경은 상업화, 젠트리피케이션, 그리고 행정 주도의 미관 개선 사업에 의해 빠르게 변화해왔다. 많은 건물들은 증축되고, 용도가 전환되며, 새로운 브랜드로 재구성되었지만, 그 구조에는 과거의 흔적이 여전히 남아 있다. 사회적으로도 이 지역은 활발한 활동이 응축된 공간이다. 좁은 가로망, 불규칙한 층고, 이른바 ‘비제도적’ 증축이 만들어내는 환경은 끊임없는 발견의 도시성을 형성하며, 홍대 특유의 매력을 구성한다.
그러나 한국의 재개발 방식은 이러한 축적된 풍경을 지워버리고, 저층 지역을 획일적인 아파트 단지로 대체해왔다. 리.크리에이션 존은 정체와 전면 철거 사이의 제3의 경로를 제안한다.


Hongdae


Apartments
리.크리에이션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용적률 한도를 점진적으로 상향하는 실험적 ‘특별개발구역’ 모델이다. 밀도를 한 번에 높이는 대신 단계적으로 확장하도록 함으로써, 기존 건물을 철거하기보다 그 주변과 상부에 증축하는 선택을 가능하게 한다. 소규모 증축과 상업적 용도 전환이 경제적으로 실현 가능해지며, 대규모 이주와 급격한 젠트리피케이션 없이도 지역은 성장할 수 있다.


이러한 계획적 복잡성은 파라메트릭 설계 및 분석 도구를 통해 가능해진다. 진화 알고리즘은 제안된 증축안을 일조, 통풍, 기반시설 수용력, 보행 접근성, 구조적 타당성과 같은 공간적 기준에 따라 평가한다. 이해관계자들은 분산된 계획 시스템 안에서 참여하며, 투기적 개발이 아닌 지속적인 적응과 진화를 통해 가치를 형성한다. 변화하는 건물은 새로운 가치를 획득하고, 공공 인프라는 수요에 따라 조정된다.


이 프레임워크를 검증하기 위해 하나의 잠재적 개발 단계를 시뮬레이션하였다. 건물들이 대지 경계를 넘어 상부로 확장되면서, 하중을 지지하는 보가 주요 건축 요소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는 가시적인 구조 언어를 형성하는 동시에, 그 위로 유연한 공간을 가능하게 한다. 동선은 3차원으로 확장된다. 보행자 브리지가 상부 레벨을 연결하고, 계단은 건물 사이를 엮어내며, 가로망은 수직적으로 확장되어 다층적 공공 통로를 형성한다. 옥상은 광장이 되고, 건물 사이의 틈은 빛과 공기, 조망을 끌어들인다.

리.크리에이션 존은 홍대의 청년 문화에 대응하는 ‘레크리에이션(leisure) 존’을 조성하는 동시에, 공간 조직과 토지 이용, 도시 미학을 지속적으로 ‘재-창조(creating again)’하는 체계를 구축하고자 한다. 복합적인 환경을 미비한 계획의 결과로 보는 대신, 이 제안은 중첩되고 축적된 도시 환경 자체를 가치 있는 상태로 인식한다. 파사드의 시각적 중첩, 불규칙한 동선에서 비롯되는 공간적 발견, 다양한 상업 규모가 혼재하며 형성되는 사회적 교차 — 이러한 특성은 전면적 설계가 아니라 점진적 변화의 축적에서 비롯된다.


리.크리에이션 모델은 도시의 ‘어수선함’을 활력의 씨앗으로 받아들인다. 건물은 불규칙해질 것이다. 통제는 줄어들 것이다. 그러나 그 대신, 단번의 교체가 아니라 층위적 진화에서 비롯되는 도시의 생동성을 지속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보한다.
이는 도시계획의 역할에 대한 재정의를 요구한다. 총체적 질서를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점진적 의사결정을 위한 기준을 설정하는 것. 단기적 자본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적응을 가능하게 하는 것. 기존 도시 조직을 장애물로 간주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층위를 쌓아 올릴 기반으로 인식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