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방랑

가덴 산드루플링
티베트 불교 사원

2009
오하이오주 콜레인 타운십
종교 시설
미실현 제안

티베트 불교에서는 모든 중생이 생과 재생의 순환 안에 존재한다고 본다. 이는 지상의 삶을 규정하는 동시에, 삶의 고정된 정의를 지워내는 순환이다. 모든 탄생은 죽음을 내포하고, 모든 죽음은 다시 새로운 탄생을 예비한다. 각각의 삶은 다음 삶에 방향과 운동성을 부여한다. 이러한 우주관은 영적인 차원을 넘어 공간적이기도 하며, 연속성과 변형, 그리고 해탈을 강조한다.

미국 오하이오 남서부에 정착한 망명 티베트 승려들이 새로운 사원을 계획하면서, 그들은 이러한 신념을 공간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설계를 요청했다. 주요 프로그램은 명상과 의식이 이루어지는 공적 기도 공간인 곰파[Gompa]와, 단출한 승려 숙소 및 방문 신도를 위한 지원 공간으로 구성되었다.

우리의 제안은 ‘방랑하는 벽’이라는 개념에서 출발했다. 고정된 경계 대신, 벽은 대지의 경사를 따라 부드럽게 굽이치며 흐른다. 반복되는 목재 구조 리듬으로 구성된 이 벽은 실내외의 방, 회랑, 중정을 정의한다. 그 반복은 윤회의 연속성을 반영하며 고요함을 자아내고, 변화하는 형태는 적응과 변형을 드러낸다.

부지의 중심에서 이 리듬은 잠시 멈추고, 순환은 열린다. 그 단절은 공간적 기념비로서 곰파를 형성한다. 사원의 영적 중심인 이 장소 위로 세 개의 첨탑이 솟아, 지상의 순환으로부터의 초월을 수직적으로 표식한다. 이 단절은 공백이 아니라, 부재로 정의된 공간이며, 방랑의 끝에서 도달하는 상징적 목적지이다.

공간의 연속은 하나의 여정으로 구성된다. 사원을 걷는 경험은 존재의 상태를 통과하는 과정처럼 느껴지도록 의도되었다. 목재와 석재, 내부와 외부, 그림자와 빛 사이를 오간다. 때로는 벽이 접히듯 가까워지며 회랑처럼 좁아지고, 때로는 넓게 열리며 정원과 하늘을 드러낸다. 기도를 위해 방문하는 이들은 점진적으로 변화하는 공간을 경험하며, 대지에 반응하는 흐름 속에서 전체를 연속적 전이로 인식하게 된다. 목표는 바라보는 기념비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머물고 걸으며 체험하는 여정을 설계하는 것이었다. 공간과 움직임이 곧 명상이 되는 장소를 지향했다.

승려들은 지속가능성을 기술적 조건이 아닌 도덕적 조건으로 강조했다. 그들의 신념은 인간의 삶을 다른 생명보다 우위에 두지 않으며, 사원 또한 모든 생명 형태의 평등을 반영해야 했다. 이를 위해 벽의 대부분은 추가적인 서식지로 구상되었다. 부지 내 붕괴된 건물에서 나온 석재 잔해를 수거하여 벽 내부에 쌓았고, 이는 토양과 식물을 담을 수 있는 다공성 구조를 형성했다. 동시에 주변 숲의 조류, 곤충, 소형 동물의 은신처로 기능하도록 계획되었다. 이로써 폐기물은 재료가 되었고, 건설은 지역 생태에 긍정적인 기여가 되었다.

이러한 시공 방식은 상징적 의미 또한 지닌다. 업[karma]이 과거의 흔적을 새로운 존재로 이어가듯, 이 벽은 과거의 파편을 새로운 구조 안에 담아낸다. 사원은 맥락과 분리된 객체가 아니라, 그 맥락으로부터 형성된 존재이다.

이 프로젝트는 실제로 건설되지는 않았지만, 설계 탐색 단계의 일환으로 승려들에게 제안되었다. 이는 건축이 철학, 문화, 지속가능성, 영성을 동시에 다룰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였다. 모든 생명 형태를 돌보고 확장시키는 건축, 거주자와 함께 성장하는 살아 있는 과정, 그리고 무상(無常)에 대한 물리적 명상으로서의 공간을 제안하고자 했다.